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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막았지만 미 청정에너지 시장 뜻밖 호황"
연합뉴스 | 김태균 기자
2026-08-20 11:13:00
풍력 발전 터빈 [자료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발전 단지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가 막았지만 미 청정에너지 시장 뜻밖 호황"

올해 청정에너지 증설량 역대 최대 예상

고유가·AI 전력수요·세액공제 일몰전 투자 러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뜻밖의 붐을 맞이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유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등하면서 청정에너지 개발이 오히려 더 활기를 띠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청정에너지 증설량은 사상 최대인 45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튀르키예의 연간 전력 수요 평균과 맞먹는 규모다. 종전 최고치였던 2024년보다 약 25% 높다.

태양광이 30% 안팎, 풍력이 50% 가까이 증설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태양광은 내년에도 역대 최대 증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S&P글로벌에너지는 예상했다.

이러한 붐을 불러온 요인은 복합적이다.

이란 전쟁으로 석유·가스 가격이 치솟았고, 미국 전역에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들이 전기 소비량을 대폭 끌어올린 데다, 청정에너지의 세액공제 일몰을 앞두고 개발 업체들의 투자 러시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악재의 여파는 예상보다 작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친(親)화석연료 기조를 내세우며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무력화하고자 태양광 프로젝트 취소 등을 강행했지만, 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해 태양광·풍력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대폭 삭감하자 개발업체들이 혜택 일몰 시한 전에 착공을 서두르면서 오히려 개발이 단기간에 더 활성화하는 효과가 일어났다고 FT는 짚었다. 이전 수준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7월 4일까지 프로젝트 착공을 마무리하고 2030년까지 완공해야 한다.

S&P글로벌에너지의 분석가 존 머레이는 "마감 시한 때문에 개발업체들이 서둘러 건설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태양광·풍력 증설량을 높인 한 요인이다.

컨설팅 업체 ICF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소비량은 최근 10여년 동안의 정체 상태를 벗어나 AI 데이터센터의 확충과 전동화 추세 등과 맞물려 2035년까지 3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태양광과 풍력은 전력망에 추가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에너지 중 하나로 꼽힌다.

싱크탱크 RMI에 따르면 가스 발전 프로젝트가 최소 3년이 걸린다. 반면 태양광·풍력 발전은 리드타임(착공에서 가동까지 소요 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다.

비용 경쟁력도 뛰어나다.

투자은행 라자드의 분석 결과를 보면 가스 발전의 손익분기점 단가는 메가와트시(MWh)당 최소 48달러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최저 38달러, 풍력 발전은 37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전력 소비와 전기 가격이 치솟는 만큼 설령 태양광·풍력 세제 혜택이 끝나도 청정에너지의 수익성은 계속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에너지 시장분석업체 블룸버그NEF의 이선 진들러 국가정책 리서치 총괄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지금은 청정에너지 개발업체에 더없이 좋은 시기"라며 "특히 데이터센터는 당장 절실하게 전력이 필요한 처지"라고 설명했다.

고유가와 기후변화 등 여파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도 크게 늘었다.

휘발유 가격이 이란 전쟁 장기화로 계속 오르면서 전기차(EV) 수요가 뛰고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가정에서 대용량 배터리로 전기를 비축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로듐 그룹의 집계를 보면 가정용 태양광 패널, 배터리, 무공해 차량(Zero-emission Vehicles)에 대한 올해 2분기 소비자 지출은 전분기 대비 45%, 전년 동기 대비 21% 각각 증가했다.

지금의 청정에너지 붐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가 적대적이지 않은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개발업체들에 따르면 정부 주요 인사들도 태양광·풍력이 화석연료의 보조 수단으로서 급한 전력 수요를 메우는 데 유용하다는 논리에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청정에너지 기업 아반투스의 클리프 그레이엄 최고경영자(CEO)는 "인허가 측면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는 상당히 실용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네바다·애리조나 등의 유휴 부지는 태양광이나 ESS(에너지저장장치) 복합설비로 활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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